2005년 9월 22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장. 현장에 즐비한 카메라의 초점이 국감장의 한 사람에 맞춰져 있었다. 모두의 시선은 마이크를 넘겨받은 심상정 의원을 주시했다.
증인석의 이주성 국세청장과 재경위 심상정 의원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그 긴장의 끈 사이로 카메라 플래시가 잇달아 터졌다.
심상정 의원: 재벌들의 편법 변칙 증여에 대한 과세 사례가 있습니까?
이주성 국세청장 : 구체적인 사례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긴장의 끈을 놓칠세라 심의원이 말을 잇는다.
심상정 의원: 없습니까? 아니면 안하신 겁니까?... 국세청이 없다고 하시길래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형제 가족 다빼고 당사자들만 추산해 보면...
모두 1,200,000,000,000원, 1조 2천억원!! 심상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제벌2세들의 신종 변칙증여 액수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당시 삼성, 현대, SK 등 대한민국 대표 재벌들은 2세들이 소유한 비상장회사에 다른 계열사들의 유망 사업을 몰아주는 수법(일명 '일감몰아주기')을 구사했다. 그 결과 삼성의 이재용, 현대의 정의선, SK의 최태원등 재벌2세들은 총 1조 2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심상정 의원: 지금 재벌들의 변칙증여는 '날아가고' 있는데 국세청이 이렇게 '기어가고'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이주성 국세청장: 법적인 면을 충분히 검토한 뒤에 적절히 검사할 타이밍을 보고 있습니다.
9월 22일, 이날 주요 언론에서는 심상정 의원의 국감 발언이 특종으로 보도되었다.
(KBS 뉴스9 보도영상 바로가기)
제벌가의 변칙증여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 된 순간이었다. 심상정 의원은 변칙증여를 뜻하는 '회사 기회 유용'이라는 어려운 말 대신, '일감 몰아주기'라는 쉬운 용어를 만들어냈다. '일감 몰아주기'는 어느덧 정부기관의 공문서는 물론 학술논문, 언론 등에 보편적으로 등장하는 ‘국민의 용어’가 되었다.
심상정은 말한다. '소주세와 도시가스세 인상으로 확보하려는 세수가 6000억인데, 재벌2세 3명의 편법증여에만 과세할 수 있는 금액이 6000억원' 이라고.
심상정 의원: 서민들 호주머니 털 필요 없이 이 세 명(삼성 이재용, 현대 정의선, SK 최태원)에게만 증여세를 제대로 물리면 다 해결되는 겁니다.
시간은 흘러 2012년 1월.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앞다투어 재벌개혁의제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미 심상정 대표는 2004년 국회에 막 입성해서부터 끈질기게 재벌개혁을 제기해왔다. 당시만 해도 심상정과 재벌간의 대결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 재벌개혁은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에서 반드시 완수해야 할 핵심적인 개혁 의제가 되었다.
심다르크가 간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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