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창당 10주년입니다.
진보정치의 생사고락을 함께 한 사람으로서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10년은 한국사회에 진보정치를 뿌리내리기 위한 도전과 응전의 시간이자 성취와 좌절이 켜켜이 쌓여 있는 날 것 그대로의 ‘역사’입니다. 우리는 반세기동안 냉전반공이데올로기 족쇄에 갇혀있던 진보정당을 해방시켰고, 이 땅에서도 정치적 자유가 숨쉬고 민주주의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만들어 낸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 우리는 지난 대선 참패를 통해서, 나라를 책임지는 집권세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더 새로워져야하고 더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아프게 깨달았습니다. 지난 대선의 뼈아픈 실패, 그로 말미암은 분당의 과정에서 좌절과 아픔으로 잠 못 이루었던 수많은 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길고 고통스러운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픔을 진보정치 발전의 성장통으로 받아 안아야 한다는 것을. 병을 이겨내고, 다부지게 다시 서는 사람처럼, 새로운 진보의 희망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세상은 중대한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제 경쟁과 효율의 양적 성장주의 시대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변화를 향한 국민의 갈망은 목에 차오르고, 서민과 중산층을 중심으로 대안 정치에 대한 갈증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미래는 분명 진보의 방향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는 진보정치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가 아직 약하다는 점을 겸허히 인정해야 합니다. 진보정당의 존재이유와 가치를 국민들 속에서 분명히 하는 일부터 또 다시 시작해야합니다.
양적 성장주의를 넘어서는 비전을 제시하고, 지역의 풀뿌리 기반을 확고히 구축하며, 분산된 진보 역량을 모을 수 있다면, 진보정치는 능히 나라와 강산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제 ‘다수를 위한 진보’의 시대정신과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나라를 경영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으로 국민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혁신해야 합니다.
더 큰 진보를 향한 담대하고 거침없는 희망의 길에 우리 모두, 길동무 그 이상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함께 시대교체, 보통사람들의 행복이 열리는 진보정치의 시대를 열어갑시다.
2010. 1. 29 심상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