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후보는 지난 3월 22일 안성의료생협을 방문해서 우리나라 최초의 의료생협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왔습니다. 상업적 친절과 단순한 이해관계에 기반하지 않고 서로간의 신뢰에 기반한 풀뿌리 경제의 희망을 안성에서 보았습니다. 아래는 당시 안성의료생협 김보라 전무이사와 나눴던 대화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심상정:
현재 회원은 얼마나 되나요?
김보라:
3,500세대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인원수로는 10,000명이 넘습니다.
심상정:
안성의료생협은 설립 배경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김보라:
저희는 1987년부터 안성지역에서 주말진료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주말진료를 해오면서 제대로 된 지역사회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주말진료로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즉, 주말진료가 아니라 상시적인 거점을 만들어서 일상적인 진료를 해야한는 생각에 다다른 거죠. 이러한 고민을 하던 중 당시 주말진료를 갔던 분들이 개원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시점이 1994년이어서 그때 그런 논의를 집중적으로 시작합니다. 당시 고민은 1차 의료기관으로서 모범된 의료기관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특히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의료기관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특히 중점을 뒀던 것은 주민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구조적인 틀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 공단지역에 성수의원과 같은 민중의원들이 있기는 했지만 의료기관을 만드는 과정에 의료인들이 참여하지는 않고 운영만 책임지는 형식이어서 의료인 조직이 깨지면 조직이 유지가 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주민들이 끝까지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구조, 즉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구조가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보니 협동조합을 생각하게 된거죠. 이러한 논의 결과 1994년 안성의료생협이 만들어졌습니다.
심상정:
주민들이 생협에 참여해서 돈도 내고 직접 시간도 내야 합니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거리도 좀 먼 곳에서 와야 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 생협을 좀 더 좋게 생각하는 이유, 또는 조합원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뭘까요?
김보라:
의료기관으로서 신뢰때문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 안성에 개원했을 때만 해도 안성에서 보기 드물게 젊은 의사, 친절한 의사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요즘은 의료기관들이 많아지면서 더 시설이 좋고 더 친절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상업적인 친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그러한 상업적인 친절은 없습니다. 오히려 여기 오면 친절하지도 않고, 환자들이 해 달라는대로 안해줍니다. 주사 놔달라고 해도 주사 놔주지 않고, 약도 필요 없으니까 약도 안해주고, 검사 해달라고 하면 검사할 필요가 없다고 검사도 안해주고 환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불친절하죠. 심지어 야단까지 칩니다.
그런데도 주민들이 오는 것은 워낙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이 많은 우리 사회에서 안성의료생협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인 것 같습니다. 또하나는 조합원들이 의료생협의 활동을 통해서 안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작은 힘을 느껴서인 것 같습니다. 의료생협의 활동을 하면서 조합원들 대상으로 교육을 한다거나 소모임 활동을 하면서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즉 안성의료생협을 통해서 자아실현과 지역사회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거죠. 또한 사람과의 관계가 이해에 기반하지 않고 인간적인 관계에 기반해서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원장님이 허드렛일을 직접 하는 것을 보고 많은 분들이 놀라기도 합니다. 학력이나 나이를 따지 않고 만날 수 있는 안성의료생협의 분위기도 한몫 하는 것 같습니다.
심상정:
양의사 3명, 한의사 4명, 치과의사 3명이면 큰 병원인데, 그 분들의 처우는 어떤가요?
김보라
급여적인 측면에서 보면 한의사나 치과는 일반적인 의사들 급여의 90% 정도는 맞춰주는 것 같구요. 양방에서는 70% 정도 밖에 못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행히 한의사나 치과의사는 구하기가 쉽고 양방은 좀 어렵습니다.
심상정:
그러면 의사분들도 소명의식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김보라:
이곳에 오시는 의사분들은 주로 경쟁이 심한 의료시장에서 소신껏 진료를 하다가 어려움을 겪던 분들인데요, 이곳에 오셔셔 잘 하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는 그 분들의 소신을 펼치면서 진료를 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하나는 개원을 했을 때 의사들의 고민이 의사로서 대화를 할 상대가 없다는 것인데, 이 곳에 오면 동료 의사들이 있어서 고민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서 만족해 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곳에 오는 환자들이 의사를 신뢰한다는 점도 의사들이 이곳에서 보람을 갖고 일하는 이유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심상정:
저는 주치의제도를 공약으로 제시를 했습니다. 일단 의료생협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으로 할 생각인데요. 1인당 1만원이면 가능할까요? 이렇게 하면 의료생협도 활성화될 것 같구요. 그리고 시범사업은 그렇게 하더라도 실재로 운영을 하려면 동네의원들의 참여가 필요한데, 의료단체와 이야기를 해보니까 동네의원들이 참여하게 하려면 1인당 4만원 정도는 줘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보라
주치의제도 시범사업을 할 때 안성이 주치의제도 시범사업지역이었습니다. 그때 정부에서 1인당 1만원씩을 주면서 사업을 공모했는데 아무데도 나서지 않았고, 저희만 신청을 했습니다. 저희는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결국 시범사업이 무산되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의료기관들이 재정상태가 안좋기 때문에 4만원보다 낮은 가격으로도 의료기관들이 받을 것 같습니다.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심상정:
제 생각에는 시범지역을 선정해서 하되, 실제 수요자인 주민들에 의해서 통제되도록 하는게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예를 들어 협동조합을 구조를 갖춰내는데 우선적인 지원을 하고 시범지역으로 선정을 해서 시행을 하는게 어떨까요?
김보라:
의료생협을 시범으로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아직은 의료생협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업하듯이 어떤 의료기관이든 신청을 받아서 심사를 거쳐서 시행해 볼 수 있도록 하는게 저변을 확대하는데 좋을 것 같습니다.
심상정:
주치의제도를 시행하는데 있어서 주치의 1명당 몇 명 정도 진료가 가능한가요?
김보라:
교과서를 보면 밀집되어 있는 500명을 제대로 관리를 하려면 간호사 1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사실 주치의는 그것보다는 수월하니까 의사 한 명이 관리할 수 있는 적정선을 살펴보면 한 사람당 2천명 정도는 되어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심상정:
의료생협도 일종의 사회적 기업인데 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주시죠
김보라:
영국이나 유럽쪽에서는 기존의 복지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파트너쉽으로 사회적 기업, 사회적 경제블록 그 중에서도 조합원들에게 닫히지 않는 지역사회에 열린 협동조합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더라구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요, 걱정도 많습니다. 외국에서 모양을 빌려왔지만 내용을 채우는데 있어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수익을 많이 내고 고용을 창출하는 대규모 사회적 기업에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심상정:
맞습니다. 제가 지난번에 자활센터에 갔다왔는데 그 분들의 이야기가 사회적 기업이라는게 공공적 수요를 보장을 해주어야 하는데 그런 것을 보장하지 않은 채 지원을 하면서 민간시장에서 경쟁을 하라고 하니까 결국은 경쟁논리에 쫒아갈 수 밖에 없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풀뿌리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 생각에는 불뿌리경제중에서는 협동조합운동이 중요하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먹거리 생협, 의료생협도 있는데, 우리가 필요한 많은 부분을 협동조합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교육과 관련된 영역을 사회경제의 중요한 범주로 보고 교육분야의 수요를 많은 부분을 사회경제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좋은 의견 많이 들었습니다. 후보자로서 정책을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성의료생협과 같이 모범사례를 잘 알리고, 이를 확대하고 어떻게 하면 잘 지원할 것인가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왔는데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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