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8일째가 되었다. 오늘 실종자 가족을 만났다. 숯덩이처럼 속이 타들어가는 가족들을 이야기를 듣자니,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다. 군에 맡겨놓은 실종자 구조도 사건 실체도 아무것도 된 것이 없다.
저는 오늘 군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군을 제대로 통제나 하고 있나 하는 깊은 의문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
천안함 사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군 수뇌부의 무능과 도를 넘는 기밀주의로 46명의 실종 장병의 구조는 물론, 사건의 진상마저 오리무중인 상태가 되었다. 국민의 가슴에 겹겹이 쌓인 의혹은 이제 무능한 정부와 군수뇌부에 대한 분노의 마음으로 바뀌고 있다.
군 당국은 실종자 구조는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고 사고 실체 규명에 대해서는 핵심 정보는 통제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언론에 흘리는 식으로 구조와 진상 규명 모두를 어렵게 하고 있다.
사건의 실체 규명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군 수뇌부이고 사건의 진상은 당일 교신일지를 비롯해 지금 군이 쥐고 있는 정보만을 공개해도 충분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대통령의 ‘내용이 나오는 대로 모두 공개하라’는 지시가 무색해 질만큼 군 수뇌부는 천안함 사고 관련 실체적 정보를 감추고 있고 나아가 청와대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는 내용은 군 수뇌부를 통해 공공연히 유포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군 수뇌부 사이의 이러한 엇박자는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도대체 청와대가 군을 제대로 통제나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대통령이 나서서 이 모든 것 혼란과 의혹을 정리해야 한다. 우리 국민에겐 시간이 없다. 지하 벙커에 앉아 군 수뇌부가 올리는 보고서만 보고 ‘초기 대처가 잘됐다’와 같은 덕담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천안함 사건 관련 상황을 지휘하고, 관련 실체적 정보를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정부와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가장 빠른 길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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